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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칼럼

<조영진 소방칼럼> 재난안전법에 ‘예보’의 개념을 반영해야

박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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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소방칼럼>

재난안전법에 ‘예보’의 개념을 반영해야 한다.

https://www.truth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46

재난은 더이상 예측 불가능한 천재지변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기후위기는 일상이 되었고, 도시는 초고층·초밀집 구조로 변했으며, 사회 시스템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노후 인프라는 늘어나고 전력·통신·교통망은 촘촘히 연결돼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작은 오류 하나도 순식간에 대형 재난으로 증폭된다. 그럼에도 우리의 재난관리 체계는 여전히 사고 이후의 대응에 무게를 둔다. 우리는 재난을 겪고 나서 수습하고, 복구한 뒤에야 대책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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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예방·대비·대응·복구의 4단계 틀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실제 행정의 중심은 사후 대응에 머물러 있다. 점검과 보고, 매뉴얼과 훈련이 반복되지만 대형 화재와 붕괴, 침수와 정전 사고는 계속된다. 인간의 경험과 직관, 현장 점검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위험 신호는 데이터 속에 흩어져 있지만, 이를 통합해 읽어내는 체계는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

이 한계를 넘기 위해 재난안전법을 개정해야 한다. 개정안의 핵심은 재난관리의 4단계 틀에서 ‘예보’를 추가한 예보·예방·대비·대응·복구의 5단계로 재정의하는 데 있다. 특히 국가 핵심시설에 인공지능 기반 재난·화재 예보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명시함으로써, 재난관리의 출발점을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감지로 옮기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용어 변경이 아니라 국가 재난관리 철학의 전환이다.

인공지능은 24시간 멈추지 않고 데이터를 분석한다. 기상 정보와 지진 자료, 시설물 센서 값과 전력 사용 패턴, 수질 변화와 온도 흐름을 통합해 미세한 이상 징후를 포착한다. 교량 균열 감지, 산불 확산 예측, 홍수 위험 분석, 전력망 이상 탐지 등에서 이미 그 가능성은 입증되고 있다. 위험이 현실이 되기 전에 경고를 보내고, 관리자와 관계 기관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시간을 확보해 준다. 대응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위험이 재난으로 발전하기 전에 차단하는 구조다.

개정안이 국가 관리 시설에 예보 시스템을 의무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청사와 병원, 학교와 군사시설, 문화재 등은 사고 발생 시 사회적 충격이 크다. 이들 시설에서의 사전 감지는 국민 생명과 직결된다. 동시에 이는 안전 산업의 표준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 안전 기술과 사물인터넷 센서, 지능형 관제 시스템 등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법적 기반이 마련되면 국내 산업 생태계 역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재난은 예고 없이 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의 대형 사고에는 사전 징후가 존재했다. 데이터는 축적돼 있었고 경고는 흩어져 있었다. 문제는 이를 종합해 판단하는 체계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제는 재난을 당한 뒤 책임을 따지는 국가가 아니라, 재난을 오기 전에 감지하고 멈추는 국가로 전환해야 한다.

재난안전법 개정은 기술 도입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위험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문제다. 사후 대응 중심의 국가에서 예보 중심의 국가로. 재난을 기다리는 사회가 아니라 재난을 읽어내는 사회로 나아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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