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진 소방 칼럼- 사고는 반복되고, 법은 멈춰 있다…] -지금의 시설안전법으로는 국민을 지킬 수 없다.
박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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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는 반복되고, 법은 멈춰 있다…]
-지금의 시설안전법으로는 국민을 지킬 수 없다.
[경기데일리] [조영진 소방칼럼] 사고는 반복되고, 법은 멈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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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소방칼럼] 사고는 반복되고 법은 멈춰 있다 - 트루스데일리
대한민국의 시설안전 체계는 사고가 날 때마다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정기 점검을 했다” “안전 진단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물류센터 화재·
대한민국의 시설안전 체계는 사고가 날 때마다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정기 점검을 했다”, “안전 진단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물류센터 화재, 노후 건물 붕괴, 터널 사고, 문화재 화재까지 사고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소방관이 희생될 때마다 국민은 애도하지만, 근본 문제를 들여다보지 못한다. 문제의 핵심은 소방 현장의 불가항력도 부주의도 아니다. 현행 시설안전법이 ‘사후 대응’ 중심으로 설계된 구조적 한계가 악성 사고의 근본 원인 중의 하나로 작동하고 있다.
시설안전법(법률 제20044호)은 여전히 육안 점검, 정밀안전진단, 내진평가 등 사람 중심의 방식에 의존한다. 이 방식은 일정 기간마다 한 번씩 점검하는 ‘간헐적 안전’이다. 반면 재난은 24시간, 실시간으로 발생한다. 점검은 사람의 시간표에 맞춰 움직이고, 위험은 데이터 속에서 먼저 나타난다. 이 시간 차이가 사고를 반복시키는 근본 원인이다.
더 큰 문제는 기술의 발전 속도와 법의 속도가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 주요 도시들은 이미 재난을 ‘예측 가능한 위험’으로 보고 AI 기반 예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기상, 지진, 전력, 온도, 연기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위험 패턴을 감지하고, 화재나 붕괴의 초기 신호를 미리 포착한다. 그러나 한국의 시설안전법에는 AI 개념조차 없다. 이 공백이 우리가 반복되는 사고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의 하나다.
이제는 소방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데이터가 먼저 알려주는 신호를 미리 읽는다면 재난은 더이상 ‘갑작스러운 사건’이 아니다. 그리고 그 신호를 읽어내는 기술이 바로 인공지능(AI)이다. AI 관련 법령도 상위법에서 개념을 정하고, 하위법에서 구체적 방법을 규정하도록 정비해야 한다.
따라서 시설안전법은 ‘사후 대응’에서 ‘사전 차단’으로 전환해야 한다. AI 기본법에는 재난예보 개념을 반영하고, 재난안전법에는 AI 기반 예보시스템을 명확히 규정해 기상, 지진, 전력 사용량, 온도 변화, 미세 연기 입자 등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는 체계를 재난 관련 모든 기관이 구축하도록 해야 한다.
최근 소방 분야에서는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이 특정소방대상물과 화재취약 지역에 AI 기반 화재감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부가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전통시장과 노후 건물은 초기 대응 실패로 인명·재산 피해가 반복되는 대표적 취약 지역이다. 임 의원이 제안한 AI 시스템은 연기, 열, 불꽃 패턴을 자동 분석해 이상 신호를 감지하면 즉시 소방관서에 전송하는 방식이다.
기존 감지기가 연기나 열이 발생한 뒤에 반응한다면, AI는 그 이전 단계의 이상 패턴을 감지한다. 전력 사용량의 비정상적 변동, 특정 구역의 미세 온도 상승, 구조물의 미세 진동 변화는 화재나 붕괴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AI는 이 신호를 놓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예보’의 힘이다.
특히 정부청사, 병원, 학교, 군사시설, 문화재 등 국가 관리 소방 대상물은 재난 발생 시 사회 전체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는 고위험 시설이다. 이곳에 AI 기반 화재예보시스템을 설치하고, 점검과 보고 의무를 법으로 명확히 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시설안전법은 이제 국가 안전관리 체계를 구조적으로 개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AI 재난예보시스템의 법적 정의를 시행령으로 발전시키고, 공공시설 설치 의무와 유지관리 보고 의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시설물통합정보관리체계와 연계해 국가 차원의 데이터 기반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문구 수정이 아니라 한국의 안전 철학을 ‘사후 대응’에서 ‘예측 기반’으로 전환하는 선언이다.
시설안전법 개정은 산업적 효과도 크다. AI 재난예보 기술 기업, 안전점검·진단 업체, 시스템 설치·유지보수 기업 등 수천 개의 관련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 스마트 소방제품, 자율 소방로봇, 지능형 관제 시스템 등 4차 산업 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시장도 열릴 것이다.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성장 동력이다.
재난은 예측할 수 없는 게 아니다. AI기반 세상인데 예측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기술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부와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현 시설안전법의 문제점과 실태를 분석하고 법과 제도 반영을 서둘려야 한다. 시설안전법 개정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소한의 출발점이다. 시설안전 관련 부처와 정책 결정권자의 관심을 촉구한다.//

#시설안전법
무선소방산업협동조합
